
광주시에서 트럭 아래 개조된 '쇠상자'에 갇혀 산 백구가 구조됐다.
동물단체 '케어'는 지난 12일 페이스북에 구조된 백구의 모습이 담긴 사진과 동영상을 공개했다. 백구는 트럭 아래 40x60cm 쇠상자에 눕지도 못하고 오랜 시간 동안 갇혀 있었다고 한다.
케어는 "(쇠상자) 안에는 사료와 물까지 있어 백구는 그것을 비켜 눕지도 못하고 구부린 채 앉아 있어야 했다"며 "성장하며 몸이 휘기 시작했고, 운동을 제대로 하지 못해 다리에 근육이 별로 없었다"고 설명했다.
케어에 따르면, 백구의 주인은 각 지역에서 열리는 5일 장날을 돌아다니며 물건을 파는 할아버지로, 너무 짖는 백구를 집에서 키울 수 없어 트럭 밑 쇠상자에서 키웠다. 할아버지는 백구의 이름을 '백순이'라고 지었다.
케어는 "여러 지역의 5일 장을 모두 그렇게 넣어 다녔던 것이다. 그 얇은 쇠판, 차가 덜컹거리며 달릴 때 백순이는 그 진동을 그대로 느꼈을 것"이라며 "뒤에서 다른 차에 받히기라도 하면 백순이는 즉사할 수도 있는 위험한 공간. 그러나 할아버지는 그 좁은 공간의 가혹함과 위험함에 대해 전혀 인지하지 못했다"고 했다.

이어 "그저 우유 먹여 기른 백순이를 끝까지 기르고 싶은 마음, 어디든 데리고 다니고 싶은 마음과 무지함이 백순이를 쇠상자에 가두게 된 것"이라며 "할아버지는 백순이를 포기하고 떠나보내며 많이 울었다고 한다. 그 마음을 모르는 바는 아니고, 안타까운 것도 사실이나 이번 사안은 무지와 집착이 부른 심각한 동물학대행위"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할아버지를 보고 (백순이가) 많이 좋아하는 것을 보면, 다른 물리적 폭행은 없었던 것 같다. 하지만 이제 한 살인 백순이를 위해서 더 좋은 환경을 찾아주는 것이 마땅했다"며 "가정에서 기를 수 없는 조건이라면 개를 위해 사육을 포기하는 것이 당연하다. 더 지체되었다면 백순이에게는 장애가 발생할 수도 있었다"고 말했다.
케어는 백순이의 현재 상태에 대해 "광주를 떠나 케어의 연계병원으로 올라오고 있는 중"이라며 "스스로와 할아버지를 지키고자 습관화된 입질도 고쳐야 하고 검진·치료도 받아야 하는 등 해 줄 일이 많다. 함께 백순이를 구하기 위해 노력해 주신 활동가분들께 감사드린다"고 했다.